북한이 우리 군의 대규모 기동훈련 마지막 날인 28일 동해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2주 만이다. 미국 국방부가 27일(현지 시각) “핵 사용은 북한의 정권 종식으로 귀결될 것”이란 ‘핵태세 검토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오전 11시 59분부터 낮 12시 18분까지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두 미사일은 마하 5 속도로 약 230㎞ 거리를 24㎞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고도 24㎞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최저 요격 고도인 50㎞보다 낮아 사드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패트리엇(PAC-3) 요격 미사일 사정권에는 들어가지만 음속의 5배 이상 날아가면 요격이 쉽지 않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한미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발사 시간과 장소, 비행 거리를 수시로 바꾸며 발사하는 것은 한미 정보력에 혼선을 주려는 속셈으로 읽힌다”고 했다.

군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한미 연합으로 대규모 공중 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실시할 예정이다.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등 240여 대가 동원된다.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한국 기지에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지대공미사일 공격을 방해하는 첨단 방공망 무기인 EA-18 전자전기의 한반도 전개 역시 이례적이다. 한미가 이 같은 대규모 연합 공중 훈련을 벌이는 건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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