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의해 사살·소각된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실종 미스터리와 관련, 그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25일 “동생이 사고로 어업지도선에서 바다로 추락한 뒤 북한 해역에서 중국 어선에 구조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북한과 어업권 문제 때문에 중국 어선이 동생을 다시 바다로 내려가게 뒤 북한군에 인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이대준씨가 중국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팔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북한군에 발견된 사실을 고의로 은폐해 왔다. 이씨가 어떻게 중국 구명조끼를 입고 팔에 붕대 치료를 받았는 지는 미스터리였다.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달려드는 중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 2022.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달려드는 중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 2022.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래진씨는 이날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 출연, “동생은 배에서 추락 당시 얇은 반팔 옷을 입고 구명조끼는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면서 “추락 후 표류하는 과정에서 해상에 촘촘히 펼쳐져 있는 꽃게잡이 다짜망에 휩쓸려 팔을 다치고 피를 흘렸던 것 같다”고 했다. 또 “해상 곳곳에 있는 그물 부표나 나무 조각 등을 붙잡고 안간힘을 다해 버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인근 해상에는 중국 어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그 중국 어선이 동생을 발견하고 건져 올렸을 것”이라며 “저체온증에 빠진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붕대로 상처 치료도 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어선은 북한에서 어업 쿼터를 얻어 조업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공무원을 구조해 남한으로 넘겨줄 수도 없고 북한 군함에 직접 인도해 주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그래서 북한에 표류자 발견 통지를 한 뒤 바다로 다시 내려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과 조업권 문제 때문에 배에서 배로 표류자를 인계한 것이 아니라 바다로 내려보내 인계했다는 것이다. 중 어선의 통지를 받은 북한군이 그 지점으로 와서 이씨를 밧줄로 연결해 끌고 갔다고 이래진씨는 주장했다.

이씨는 “북한은 당시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동생을 배로 끌어올리지 않고 5시간 넘게 10km 가량을 해상에서 끌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동생이 그 과정에서 밧줄을 놓쳤고 북한군이 다시 1시간 가량을 동생을 찾아 돌아 다녔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군은 초죽음 상황인 동생을 다시 찾은 뒤 사살하고 소각해 버렸다”며 “당시 우리 정부가 북한군에 조금만 일찍 구조 요청을 했더라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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