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앞 해안을 북측 선박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앞 해안을 북측 선박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북한 상선 1척이 24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군은 적반하장식으로 남측 함정이 해상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면서 방사포탄 10발을 위협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북한 상선이 새벽 시간에 NLL을 침범한 것은 ‘의도적인 행위’라는데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중국의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접적 해상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주목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3시 42분 서해 백령도 서북방(약 27㎞)에서 북한 상선(선박명: 무포호) 1척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 통신 및 경고사격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 선박은 NLL 이북으로 물러났다. 군은 이 선박이 NLL을 넘은 행위를 단순 ‘월선’이 아닌 ‘침범’으로 보고 의도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도 우리 함정을 향해 방사포 10발을 위협 사격했다.

240mm 등 북한군 방사포 사격훈련 모습. /조선일보DB
 
240mm 등 북한군 방사포 사격훈련 모습. /조선일보DB

북한은 오전 5시 14분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10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고, 이는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북한도 총참모부 발표를 통해 이를 시인했다.

합참은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한 우리 군의 정상적인 작전조치에 대해 북한군이 방사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적반하장식 주장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지난 14일 전투복 차림으로 대북 경고설명을 발표하고 있다. 강 부장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KTV 조선일보DB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지난 14일 전투복 차림으로 대북 경고설명을 발표하고 있다. 강 부장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KTV 조선일보DB

이와 관련, 북한군 총참모부는 합참 고지(오전 6시) 7분 후 대변인 명의 발표를 통해 “오늘 새벽 3시 50분경 남조선 괴뢰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 해상에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2.5∼5㎞ 침범하여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적정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총참모부는 “서부전선 해안방어부대들에 감시 및 대응태세를 철저히 갖출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하고 5시 15분 해상적정발생수역 부근에서 10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여 적함선을 강력히 구축하기 위한 초기대응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24일 5시 15분 룡연군일대에서 사격방위 270°(도) 방향으로 10발의 위협경고사격을 가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도발과 확성기도발에 이어 해상침범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중국의 당대회가 끝난 이튿날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하고 우리 군의 정당한 퇴거 조치에 대해 방사포로 위협 사격을 한 것은 북한의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상황과 무관한 ‘확성기 도발’까지 거론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군사분계선(MDL)에 근접한 위협 비행, 9·19 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 등의 도발에 이어 NLL 해상 일대에서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한 것은 또 다른 도발 명분 쌓기와 함께 남측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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