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 전투기. /조선일보 DB
 
F-35A 전투기. /조선일보 DB

북한 군용기 10여대가 13일 심야 시간대를 노려 MDL(군사분계선) 북방 25km 인근까지 내려와 우리 공군 최신예 F-35A 등이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4일 밝혔다. MDL 북방 25km은 9·19군사합의에 따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한 곳으로부터 북방 5km 지점이다.

북 군용기가 비행금지구역 인근까지 내려온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군용기의 무력 시위는 지난 6일과 8일에 이어 이번까지 일주일 사이에만 3차례 벌어졌다. 북한은 지난 12일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면서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전투기 도발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조선중앙통신

합참은 14일 00시 38분 출입기자단에 “우리 군은 13일 22시 30분경부터 14일 00시 20분경까지 북한 군용기 항적 10여개를 식별하여 대응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TAL) 이남의 서부내륙지역에서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한 비행금지구역 북방 5km(MDL 북방 25km) 인근까지, 동부내륙지역에서는 비행금지구역 북방 7km(MDL 북방 47km)까지, 서해지역에서는 NLL 북방 12km까지 접근하였다가 북상했다”고 했다.

북한 군용기 10여대가 3개 편대로 나뉘어 서해, 서부 내륙, 동부 내륙에 동시다발적으로 전술조치선 이남까지 내려와 약 50분간 무력 시위를 벌이다 북상했다는 것이다. 전술조치선은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20~3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한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체결한 것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공중 정찰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날 북한 군용기들이 이 비행금지구역에 5km 앞까지 근접 비행하는 도발을 벌였다는 것이다.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북 군용기가 이번처럼 비행금지구역 코앞까지 접근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2020년 10월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의 전투기들.
 
2020년 10월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의 전투기들.

합참은 “우리 공군은 F-35A 포함한 우세한 공중전력을 긴급 출격해 대응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 군용기의 비행에 상응한 비례적 대응기동을 실시했다”면서 “추가적으로 후속 지원 전력과 방공포대전력을 통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도발에 대비하여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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