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광중 주한 대만 대표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현택 기자
 
량광중 주한 대만 대표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현택 기자

량광중 주한 대만 대표가 북한·중국·러시아 3국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량 대표는 6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기념 리셉션에서 “최근 국제정치 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량 대표는 먼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역내 및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량 대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북한이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국 정부의 대만 해협·황해 대규모 군사훈련, 대만과 한국 등 주변국 방공식별구역(ADIZ)에 대한 중국 전투기의 지속적인 침범이 국제질서에 심각한 위협과 도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량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만은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및 역내 항구적 평화 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량 대표는 또 한국과 대만이 참여하는 ‘칩4′(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에 대한 중요성도 짚었다. 그는 “경제와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시대로, 대만과 한국은 반도체 주요 생산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건국기념일 리셉션은 북한이 이달 들어 두 차례 미사일 도발에 이어 시위성 편대 비행을 감행한 날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 북한군은 폭격기와 전투기 등 12대를 동원해 대한민국 국군의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시위성 비행을 벌였으며, 우리 공군은 F-15K 등 30여대를 대응 출격시켰다.

대만은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중국 정부의 무력 시위에 시달려 왔다. 중국은 대만 주변으로 해군을 동원하는 한편 비행금지를 선포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방 국가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클라우스-페터 빌쉬 독일 기독민주당(CDU) 연방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독일 방문단 7명이 대만을 방문했다. 건국기념일 당일인 10일에는 일본 초당파 의원연맹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 소속 의원들이 대만을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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