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면서 한일 양국이 북한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고 “한미 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핵심”이라며 실전적 한미 연합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제가 어디에 있든 바로 함정을 타고 이곳으로 오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이날 오후 5시 35분부터 오후 6시까지 2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로써 강력히 규탄했다”며 “북한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양 정상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중단돼야 하고,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해 한·미·일 3자 간 안보 협력은 물론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굳건히 연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변인은 “양 정상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현안에 있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데 공감하고, 지난달 유엔 총회를 계기로 이뤄진 회담을 포함해 양국 관계에 긍정적 흐름이 있음을 평가하는 한편 관련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안보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수시로 격의 없이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의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기시다 총리와 30분간 양자 정상회담을 했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고 “한미 연합 연습을 복원하는 것이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높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유지에 기여한다”고 했다. 접견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스콧 플로이스 주한미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방한해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을 실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우리 정부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조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해 나가는 데 긴밀히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아퀼리노 사령관은 “로널드 레이건함(CVN-76·10만3000t급)이 복귀 중 회항해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