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북한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 전투기들이 이륙하는 모습.(자료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2020년 4월 북한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 전투기들이 이륙하는 모습.(자료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우리 군의 특별감시선인 평양~원산 이남에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군용기 12대를 동원해 시위성 편대비행과 공대지(空對地)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이 같은 공세적 비행을 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공군 F-15K 전투기 등 30여 대를 출격시키며 대응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오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오전에는 미사일, 오후에는 공중전으로 무력 도발에 나선 것이다. 한·미·일이 지난주 대잠수함전 훈련에 이어 이날 동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훈련을 2주 만에 실시하자 북한도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는 양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후 2시쯤 북한군 폭격기와 전투기 편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시위성 비행을 벌여 우리 군 공중 체공 전력과 긴급 출격한 후속 전력 등 30여 대가 압도적 전력으로 즉각 대응했다”고 밝혔다. 특별감시선은 군이 북한 항공 전력의 남하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추적 감시를 실시하는 지점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12대는 황해도 곡산 일대에서 황주 쪽으로 비행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1시간가량 공대지 사격 훈련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북 핵·미사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도발은 더욱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7차 핵실험 버튼을 누르기 위해 이례적인 도발 행태를 연쇄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공군으로 이렇게 도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렇게 나오는 것은 자신들의 모든 전력을 다 활용해서라도 대남 공세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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