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군 당국이 연합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군부대 입구에 폭발물처리반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5일 새벽 군 당국이 연합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군부대 입구에 폭발물처리반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한 한미(韓美) 연합 대응 사격 과정에서 우리 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이 강릉 지역에 낙탄한 데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낙탄한 탄도 미사일은 탄두가 폭발하지 않고 추진체의 추진재가 연소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낙탄으로 5일 오전 1시 심야에 강릉 일부 지역에 대형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거나 불안에 떠는 상황이 벌어졌다.

'강릉 폭발 사고'라는 제목으로 화염을 담은 영상이 5일 온라인에 퍼졌다. 이날 강릉 지역 주민들의 문의가 관공서 등에 이어졌다. /SNS
'강릉 폭발 사고'라는 제목으로 화염을 담은 영상이 5일 온라인에 퍼졌다. 이날 강릉 지역 주민들의 문의가 관공서 등에 이어졌다. /SNS

합참 관계자는 이날 “훈련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놀라신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과한다”며 “현재 파악한 바로는 민간·군 인명 피해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두는 폭발하지 않았다”면서 “불꽃으로 보여진 것은 추진체의 추진재가 연소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발사 직후 기지내로 떨어져서, 민간 피해나 인명피해는 없고, 기지 내 인명 피해도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 사격 훈련을 하다 오발 사고를 낸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2017년 9월 군이 북 도발에 대한 대응 사격으로 현무-2 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이 가운데 1발이 비행 초기 단계에서 추락했었다. 이후 지난 5년간 대응 사격 중 오발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뉴스1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뉴스1

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상황을 파악 중에 있다. 책임자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무-2는 단 한발로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이번에 추진재만 연소하는데 그쳤지만, 탄두가 폭발했다면 초대형 피해가 벌어질 수 있었다.

사고 직후 강릉 지역 주민들에게 관계 기관이나 공영 방송 매체 등을 통해 사고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파하지 않은 점도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주민들은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 가운데 심야에 대형 폭발음과 함께 산악 지역에서 불꽃이 솟아 “전쟁이 난 것 아니냐” “대체 무슨 상황이냐”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상황을 묻고 직접 촬영한 사고 장면을 공유하며 대처했다.

앞서 한미는 4일 심야부터 이날 이른 새벽까지 북한의 IRBM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했었다. 사격에는 한국군 현무-2C(사거리 1000㎞)와 에이태큼스(ATACMS·사거리 300여㎞) 2발,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 2발 등이 동원됐다. 먼저 한국군의 현무-2C를 사격하고 이어 나머지를 순차적으로 발사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군이 4일 처음으로 발사한 현무-2C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인근 기지 내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군은 현무 사격을 중단하고 현장 안전 조치를 마무리한 다음, 5일 새벽 1시 에이태큼스 사격을 주한미군과 함께 각각 2발씩 총 4발 발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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