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정상 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정상 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으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 국민에게 위험이 되고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임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통화가 일본 방위에 대한 철통 같은 약속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즉각적이며 장기적인 대응을 양자 간, 한국과 함께 3자 간, 그리고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해서 긴밀히 조율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정상은 북한이 납치한 일본 국민의 즉각적인 송환과 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지탱할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계속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IRBM(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으로 규정했으나 이날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long range ballistic missile)로 표현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북한의 IR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발사는 무모한 행동이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또다시 국제 항공이나 해상 안전에 대한 고려를 무시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핵심 관련국과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북한이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발사한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IRBM) '화성-12형' 시험 장면. /뉴스1
 
2017년 5월 북한이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발사한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IRBM) '화성-12형' 시험 장면. /뉴스1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4일(한국 시각) “오전 7시 23분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IRBM 한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고도 970여㎞로 4500여㎞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마하 17(음속 17배)로 탐지됐다. 4500㎞는 북한이 쏜 미사일의 역대 최장 비행거리다.

최근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을 겨냥해 이틀에 한 번꼴로 동해를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쏘다가 이날 일본 상공을 넘는 IRBM 발사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평양에서 3500여㎞ 거리인 미국령 괌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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