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북한이 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NHK 방송은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공지를 통해 이날 오전 7시 23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어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최대비행거리 5000km인 화상-12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화성 12형을 2017년 두차례 일본 열도 넘겨 실사격 했으며 당시 비행거리는 2000~3000km 였다.

군 당국은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미국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미국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1일 이후 3일 만에 재개된 것으로, 최근 10일 동안 총 5번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발사했고, 28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SRBM 2발을 쐈다. 29일에는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SRBM 2발을, 지난 1일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만 9번째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발사에서 비행 고도, 거리, 속도 등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여러 종류의 SRBM을 시험 평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은 홋카이도와 아오모리 지역에 한때 피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심스러운 물건을 발견할 경우 접근하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 연락하라고 현지 주민에 당부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방위성 관계자의 말을 빌려 “북한 탄도미사일이 이미 낙하했다”고 전했다.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대변인은 3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핵실험을 삼가며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표명한 대화 제의에 건설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일 “북한의 이러한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국들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린 여전히 대북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며 북한이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어 약속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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