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당창건기념 군중시위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을 환영하는 평양시민들./조선DB
 
2000년 10월 당창건기념 군중시위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을 환영하는 평양시민들./조선DB

6·25전쟁 후 간첩으로 남파됐다가 체포된 뒤 2000년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가 아흔 번째 생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생일상을 받았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통일애국투사’ 김용수에게 90세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는 수십 년 세월 전향을 강요하는 원수들의 회유와 야수적 고문을 이겨내고 혁명적 지조를 끝까지 지켰다”며 “조국의 품에 다시 안겨 당의 믿음과 사랑 속에 공화국 영웅, 조국통일상 수상자, 역사학 박사로 값 높은 삶을 누리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상북도 경주에서 태어나 월북해 6·25 전쟁에 인민군으로 참전했다. 전후 간첩으로 남파됐다가 체포돼 1993년까지 27년간 복역했다.

출소 뒤 대전에서 살던 김씨는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고 북송을 요구했다. 결국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그해 9월 다른 비전향 장기수 62명과 함께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북한으로 돌아간 이후 뒤늦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결혼 후 신혼여행도 못 간 상태에서 아내와 헤어졌던 김씨가 2001년 7월 아내와 함께 37년 만에 신혼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2011년 쯤엔 고령의 나이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아 대학 교단에도 섰다. 현재 김씨는 다른 북송 비전향 장기수들과 함께 ‘조선작가동맹 열성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12년에도 김씨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생일상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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