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시 은정구역 위성종합진료소에서 방역 요원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평양시 은정구역 위성종합진료소에서 방역 요원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올해 들어 북한에서 코로나·수인성 질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35만명 이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간부는 “지난 16일 토요일 간부 학습에 갔다가 올 들어 전국적으로 코로나와 수인성 질병, 독감, 결핵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35만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는 9월 초 도당위원회가 조직한 도내 시군 당 위원회 간부 회의에서 통보된 내용이라고 RFA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 고위 간부 회의가 열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 일반 간부들도 알게 되면서 모두가 놀라는 눈치였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면 주민들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간부도 RFA에 “최근 주민들 사이에 고위 당 간부들이 참가한 회의에서 코로나 등 질병으로 올해 사망한 사람이 35만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통보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며칠간 보위부와 안전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믿지 말라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주민들 다수는 간부회의에서 통보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 사망자 수가 70여명에 불과하다며 방역 정책의 성과를 자랑했지만, 실제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이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 감염 의심 사망자가 74명이라는 북한 주장에 대해 의학적,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가 실제로는 10만명에서 최대 17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비감염성 질환 정보’에 따르면 2019년 암·심장질환 등 비전염성 질환으로 사망한 북한 주민은 18만734명으로 전체 질환 사망자의 80%를 차지했다. WHO 자료를 토대로 추산하면 2019년 북한의 각종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2만6000명이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