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9.21/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9.21/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총장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란 유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유엔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의 만남은 25분 정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보건 위기에 시달리는 국가, 디지털격차를 좁히고 싶지만 좁힐 수 없는 국가, 탈탄소를 추진하지만 여건이 어려운 국가에 선도국들이 협력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협력을 증진한다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대통령의 구상, 개도국에 대한 지원, 디지털플랫폼 정부에 대한 공고한 연대, 그리고 압도적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윤 대통령의 연설은 저희가 가진 생각과 전략,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대통령님의 국정 철학을 들어보니 지금 당장 사무총장을 하셔도 손색이 없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노력을 지지해준 데 대해 늘 감사하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금융기구와 동북아까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그동안 닫힌 문을 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며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추가 핵 도발을 감행할 때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총장께서 관심을 두고 지원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유엔을 믿어도 된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선 안보리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이날 회원국 정상 중 10번째 연설자로 나서 11분간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앞두고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윤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이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건립부터 유엔 창립 시기와 맥을 같이한다. 대한민국 역사란 유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유엔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저는 국민을 대표해 이를 잊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엔에서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모든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한국은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모범적이고 환상적인 파트너”라며 “오늘 이 중요한 연설에 감사드린다. 유엔이 늘 옳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70여년 전 한국을 지켜낸 것은 정말 제대로 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 면담에 앞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오찬을 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개방화를 시도할 때 국제 금융기구와 국제기관의 조력이 전폭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기술 공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유엔 기술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유엔기술특사는 트위터에서 “디지털은 유엔 총회에서 중요한 아젠다가 되고 있다”며 “ 고위급 정부 인사, 테크 회사 및 시민사회는 디지털 이슈의 긴급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유엔이 디지털 격차를 좁히는데 노력할 것을 요청하고, 한국이 이를 지원하기로 약속 한 것에 매우 고무되었다. 같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유엔 디지털 우호그룹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싱가포르와 멕시코 대표부도 트위터에서 “한국이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는 기여 의지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20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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