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선제공격을 법제화한 가운데 한·미 외교·국방차관이 1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연다. EDSCG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현실화한 북한의 핵 위협 속에 한·미 양국 정부가 미국 전략자산 사용을 포함한 확장억제 방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대응 시나리오를 최대한 자세히 논의하고 싶어하지만, 미국 측은 자국 전략자산과 연관된 정보 공유를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미국 측에서는 보니 젱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이 참석한다. 13일 워싱턴에 도착한 신 국방차관은 “정말 오랜만에 열리는 EDSCG”라며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그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미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우리가 어떤 준비와 조치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 미국의 확장억제가 실제로 잘 작동할 것이라는 신뢰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큰 틀에서 북한 위협을 어떻게 한·미가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할지, 확장억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시킬지 그런 부분에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합의 도출 여부와 관련, “준비 중인 사안이라 합의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전략자산 전개나 무력 대응이 있을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다양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중국 대응과 관련해 신 차관은 “논의라는 것은 다 열려 있다”며 “포괄적으로 넓게 보려 한다”라고 했다.

신 차관은 이번 방미 기간 미 국방부 외에도 미사일방어청과 사이버사령부, 앤드루스 공군기지 등을 찾는다. 그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략자산을 보게 되는 일도 있을 것”이라면서 “협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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