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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백신 거부하는 北, ‘빈라덴 사살작전’ 공포 때문?
김명성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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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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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 2일차 회의에서 핵무력 정책과 관련한 법령을 채택했다고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 2일차 회의에서 핵무력 정책과 관련한 법령을 채택했다고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정은은 “백신 접종을 책임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함께 11월부터는 전 주민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해오던 북한이 조만간 코로나 백신 접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백신 접종에 나설 경우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백신보다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백신을 수입하거나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기구가 제공하는 백신을 불신 하는 이유가 ‘빈라덴 사살작전’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유행 시작과 함께 국경을 완전히 봉쇄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2년 반 넘게 국제사회의 백신지원을 거부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코백스가 배분한 영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0만2000회분과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회분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제공량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북한이 원하는 백신은 효과가 좋고 부작용 우려가 적은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미국산 백신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유엔 인사가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접촉해 6000만회 분량의 백신을 대량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유엔을 통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지원에 관심을 보인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카에다 수장 모두 제거 - 테러 단체 알카에다를 이끌던 오사마 빈라덴(왼쪽)과 그의 후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9·11 테러 두 달 뒤인 2001년 11월 나란히 앉아 파키스탄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오사마 빈라덴은 2011년 5월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고, 알자와히리 역시 미군의 드론 공격에 제거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알카에다 수장 모두 제거 - 테러 단체 알카에다를 이끌던 오사마 빈라덴(왼쪽)과 그의 후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9·11 테러 두 달 뒤인 2001년 11월 나란히 앉아 파키스탄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오사마 빈라덴은 2011년 5월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고, 알자와히리 역시 미군의 드론 공격에 제거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백신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열악한 저온유통 시스템(콜드체인)을 개선해 새로 구축해야 하고, 기본 접종에 이은 추가 접종이 전 세계적 추세가 된 상황에서 한번 백신을 받기 시작하면 계속 해외에 공급을 의존해야 하는 현실도 북한엔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백신을 거부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북한이 서방의 백신을 불신하는 이유는 2011년 빈라덴 제거에 백신정보가 사용된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CIA는 파키스탄에 은신한 빈라덴의 은신처를 찾기 위해 파키스탄 의사를 매수해 파키스탄 전역에서 소아마비 백신 캠페인을 진행했다. 파키스탄 아동들에 소아마비 백신을 놓아주면서 몰래 혈액을 채취해 빈 라덴의 자녀를 찾아내자는 작전이었다. 파키스탄 현지의 명망 있는 의사를 동원해 소아마비 백신 캠페인이 벌어졌고, 채취된 혈액은 즉시 CIA에 전달돼 미측이 확보하고 있던 빈라덴 여동생의 DNA와 비교해 분석됐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1년 4월 빈 라덴 자녀의 DNA가 채취됐고, 그때부터 빈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미국의 철저한 감시가 시작돼 결국 제거에 성공했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소아 백신 프로젝트를 추진해 빈라덴을 잡은 사실을 북한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국제기구가 제공하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언제 어디서 백신을 통해 위험 물질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북한이 최근 코로나 발생의 원인을 남측에서 살포한 대북전단으로 규정한 것도 외부세계로부터 들어오는 물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던 북한이 백신의 필요성을 공식 주장한 것은 내부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던 시기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17~18일 “왁찐(백신) 접종은 사활적”이라며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왁찐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 인정 후 중국산 백신을 일부 받아들여 접종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에는 “(백신이) 세계적 범위에서 이용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백신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김정은이 백신 접종을 공식 언급하면서 중국산이나 러시아산 백신을 수입하거나 지원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의문을 표시해왔지만 우호국인 중국의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양국 관계에도 좋고 체제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극히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북한의 현실을 고려한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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