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9일 “북한 인권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 올 9월 유엔총회 보고서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살몬 보고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국내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이번이 첫 방한인 만큼 여러 단체와 사람을 만나 피해자를 중심에 놓고 북한 인권 문제에 접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살몬 보고관은 페루 출신 국제법학자로서 이달 1일 업무를 시작해 이번에 처음 방한했다. 이날 면담에는 전환기정의워킹그룹·6·25국군포로가족회·물망초·북한인권시민연합·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LiNK 등 북한 인권 단체 11개가 참석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박사는 “탈북민 면담 조사를 통한 북한의 중대 인권침해 기록·분석, 과거 북한의 중대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요청했다”며 “문재인 정부 때 용인으로 쫓겨난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다시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전하고, 정부가 비공개로 해온 북한 인권 관련 조사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또 전쟁 전후 납북자들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며, 국군 포로에 관해선 국방부 차원의 조사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있었다. 우리 법원에서 북한 측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과 서해에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 사건에 대한 유엔 차원의 진상 조사와 책임 추궁을 촉구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살몬 보고관은 이날부터 9월 3일까지 취임 후 처음 한국 방문 일정에서 유엔총회에 제출할 보고서 작성 자료 수집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방문 기간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을 면담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원과 판문점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