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김여정.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을 겨냥해서 “귀축” “불변의 주적” “혐오스러운 것들”이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 부부장은 북한의 코로나 사태의 원인을 ‘대북전단’으로 지목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이번 국난(國難)은 세계적인 보건 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反)공화국 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라며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고 했다. ‘대북전단’이 북한 코로나 창궐의 원인이라는 인식이다.

실제 김 부부장은 “효과적인 방역조치들을 강구하는 시기에 남조선 것들이 삐라와 화폐, 너절한 소책자, 물건짝들을 우리 지역에 들이미는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원인을 남측으로 돌리면서 민심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서 방역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코로나 사태로 동요하는 민심을 결속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북 전단 살포 빌미로 대남 도발을 가하려는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같은 너절한 것들”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자식·혈육을 잃을까 봐 가슴 조이며 불안 속에 몸부림 쳤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들은 원쑤(원수)들에 대한 솟구치는 분노로 치를 떨고 있으며 복수의 주먹을 억세게 틀어쥐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저 남쪽의 혐오스러운 것들이 동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그보다 더 무서운 자멸행위는 없다”며 “남조선 괴뢰들이야말로 우리의 불변의 주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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