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 당시 북한 선박 돛대에 걸린 흰색 수건 -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해군에 나포된 북한 목선이 2019년 7월 28일 새벽 강원도 동해안의 한 군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돛대엔 흰색 천(점선)이 걸려 있었다. 당시 합참은 작전 종료 직후 나포 사실을 공개해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처”란 말이 나왔다. 이튿날 오후 정부는 “귀순 의사가 없다”며 선원 3명을 북에 돌려보냈다. /합동참모본부
 
예인 당시 북한 선박 돛대에 걸린 흰색 수건 -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해군에 나포된 북한 목선이 2019년 7월 28일 새벽 강원도 동해안의 한 군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돛대엔 흰색 천(점선)이 걸려 있었다. 당시 합참은 작전 종료 직후 나포 사실을 공개해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처”란 말이 나왔다. 이튿날 오후 정부는 “귀순 의사가 없다”며 선원 3명을 북에 돌려보냈다. /합동참모본부

2019년 11월 문재인 정권에 의해 귀순어민 강제북송 조치가 이뤄진 이후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귀순어민 강제북송 이후 ‘문재인 청와대’는 “추방 사례는 일반 북한이탈주민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탈북자가 급감하는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탈북자 단체들은 “동해상에서 나포된 귀순어민들이 강제로 돌려보내진 일이 북한 사회에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일부가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도합 31건의 북한 주민들의 ‘해상 남하(南下)’가 있었다. 이를 해역 별로 구분 지으면 동해를 통한 남하가 26건(83.8%)이었다. 다음으로 서해 4건(13%), 남해 1건(3.2%)순이었다.

해상으로 남하한 북한주민들이 귀순을 택한 경우도 동해가 22명(78.5%)으로 가장 많았다. 서해·남해는 각각 3명이었다. 동해를 ‘탈북 루트’로 정한 귀순자가 서해·남해의 경우보다 7배 이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2019년 11월 7일 문재인 정권이 동해에서 나포한 귀순어민들을 강제로 돌려보낸 이후 해상을 통한 귀순자는 ‘0명’으로 나타났다. 해상 귀순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강제 북송 이후 현재까지 해상 귀순자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에서 귀순어민이 강제북송되고 있다./통일부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에서 귀순어민이 강제북송되고 있다./통일부

육상으로 넘어온 탈북자도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10년간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은 해마다 1200여명 수준을 유지했다. 1000명 이상을 유지하던 탈북자 규모가 급감한 것은 강제북송 이후부터다. 강제 북송 이듬해인 2020년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29명이었다. 2021년 국내 입국 탈북자는 63명으로 더 급락했다. 종전의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2020년 이후 탈북자와 해상 귀순자 급감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북측의 경비 강화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해상 귀순자가 없어지는 등 연간 탈북자가 두 자리 숫자로 감소한 배경에는 “한국으로 가면 죽는다”는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에서 탈출한 탈북자들은 국민의힘에 “김정은 정권이 ‘남한으로 도망가도 우리가 잡아온다. 남한 정부가 우리를 돕고 있으니 탈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인 태영호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선원 강제북송'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2022.07.15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인 태영호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선원 강제북송'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2022.07.15 이덕훈 기자

탈북 외교관인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탈북자들은 체제 유지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순어민 강제북송’으로 탈북자들의 씨를 말려버린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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