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아들 이모(19)군은 20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하루 아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의 처참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냐”며 “2차 가해가 진행되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부가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씨에 대한 월북(越北) 판단을 뒤집은 것을 두고 ‘친북(親北)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색깔론적 접근’이라 했었다.

이군은 이날 우 위원장에게 보낸 A4 용지 2장짜리 편지에서 “대한민국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를 안다면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군은 “적국에 의해 남편, 아버지를 잃은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이익에 따른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고 있다”며 우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군은 ‘사과를 받았으니 됐다’는 우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누구한테 사과를 했다는 것이냐”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 가족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냐. 우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내뱉는 거냐”라고 했다. 이군은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으라’하는 것은 반(反)인권적”이라며 우 위원장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위한 국회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유족 측은 “2020년 월북으로 단정한 정부 발표에 청와대의 구체적인 지침과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22일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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