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21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경비정에 발견돼 피살되던 시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사살돼 불태우는 만행을 벌이는 3시간 동안 청와대가 왜 대통령을 깨워 보고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 출연, “이런 위급한 일이 벌어졌는데도 문 전 대통령이 계속 잠을 잔 이유는 세가지 밖에 설명이 안 된다”면서 “먼저 대통령이 잠자리에 들면서 ‘전쟁이 나도 나를 깨우지 마라. 나는 오늘 밤 숙면을 해야 한다. 나의 숙면이 국민의 생명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강력한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번째는 대통령이 주무시는데 감히 아랫사람이 깨우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을 평소부터 발휘했을 가능성이고, 세번째는 아무리 깨웠는데도 술을 많이 마시거나 피곤해서 못 일어났을 가능성”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선 근거도 없이 그렇게 비판하더니 문재인 청와대엔 아무리 큰 일이 일어나도 대통령을 깨워선 안 된다는 보이지 않는 룰이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신 의원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에서 남북 간 종전선언을 하자는 내용으로 사전 녹화한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며 “다음날 새벽에 연설이 방송되는데도 자고 있었다는 건 다소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불과 몇 시간 후 자신이 그렇게 강조해온 종전선언 필요성을 강조하는 유엔 연설이 방송되는데 그걸 보지 않고 잠을 잤다는 게 이상하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있으면 대통령과 청와대 주요 간부들은 그걸 보기 위해 대기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런데 공무원 사살·소각 보고도 받지 못할 정도로 깊게 잠들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신 의원은 이씨가 북한군에 발견됐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군에서 보고받고도 아무 조치를 안한 것에 대해서도 “무능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남북 간에는 문 정부가 자랑해 온 청와대 직통 라인, 통전부-국정원 라인, 적십자 라인, 군 통신선, 유엔사 라인 등 다양한 통신 채널이 있다”며 “그 중 한두 가지 라인만이라도 가동해서 북한에 ‘우리 실종자가 발생했으니 유의해 달라. 공동 수색하자’고 했으면 이런 참극이 일어났겠느냐”고 했다. 또 “북한 경비정이 이씨를 바다에서 발견해 붙잡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북한에 신속히 연락해 ‘해상에서 구조하고 인도적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하거나 최소한 북의 억류 사실을 국내 언론과 외신에 공개했다면 북한이 그를 죽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가 헌법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신 의원은 정부가 이씨를 월북자로 몰아간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직무유기에 대해 핑계를 대고 면책을 받기 위해 그런 것으로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월북하려던 사람이니 굳이 구할 필요가 없지 않냐는 논리를 대려 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이씨가 월북을 하려 했던 것이든, 아니면 단순한 실족이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이든 대한민국 국민인 그를 나라가 구조해야 한다는 점은 변치 않는다”면서 “한강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이라고 해서 국가가 그를 구조하지 않고 방치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만약 청와대와 정부가 면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를 월북자로 몰았다면 어마어마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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