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관계자들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을 지나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관계자들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을 지나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이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중·단거리 미사일 33발을 쏘는 데 8000억원 이상을 썼다고 한다. 이 돈이면 북한 주민 전체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힐 수 있다. 올해 식량 부족분을 살 수도 있다. 그런 막대한 돈을 미사일 폭주에 써버린 것이다. ‘애민 군주’라고 선전해 온 김정은의 본색이다.

김정은은 ‘핵 강국을 이뤄냈고 경제 강국도 시간문제’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방울 기름과 한 톨의 쌀, 시멘트 한 그램, 나무 한 토막도 소중히 하라”며 주민들에게 허리띠 졸라매기를 요구했다. 경제 상황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에 버금갈 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 책임은 늘 아랫사람에게만 묻는다.

코로나가 창궐하자 “버드나무 잎을 우려 먹으라”고 했다. 또 “기침 나면 꿀” “숨차면 창문 열고 마음을 편히 가지라”고 했다. 중세 시대와 같은 민간 요법으로 주민들이 알아서 생존하라는 것이었다. 2020년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가 코로나 지원 손길을 내밀었을 때 김정은이 한 일은 한 달간 신형 미사일 9발을 연달아 쏘아 올린 것이었다. 북한 주민의 생명과 건강은 뒷전인 채 오로지 정권 보위를 위한 핵·미사일 개발에만 열을 올린 것이다.

이런 김정은에 대해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백성의 생활을 중시하는 지도자” “계몽 군주”라고 칭송했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하는 이벤트를 위해 그의 비위만 맞췄다. 김정은 요구대로 한미 훈련을 축소하고 대북 전단 금지법까지 만들어줬다. 김일성 부자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그림을 해외 전시하는 데 국민 세금까지 지원했다.

김정은의 관심은 오로지 김씨 왕조 유지에 있다. 북 주민은 노동력 도구일 뿐이다. 북은 김정은 통치 자금과 핵·미사일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밀무역과 가상화폐 해킹 등 온갖 수단을 쓰고 있다. 그 자금줄부터 막아야 한다. 북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찾되, 더 강력한 제재로 김정은이 백신과 식량 살 돈으로 미사일을 쏘지는 못하게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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