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무더기(8발) 발사에 대응해 7일 서해 상공에서 F-35A, F-15K 등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연합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 전날 새벽 한·미가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킴스(ATACMS) 대응 사격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대북 무력 시위의 강도를 높인 것이다. 연이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훈련 장소로 서해를 택해 북한의 도발에 미온적인 중국에 경고 메시지도 발신했다는 분석이다.

한·미 공군 연합훈련 - 한·미 공군이 7일 서해 상공에서 F-35A, F-15K, KF-16 등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연합 공중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의 무력시위 비행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 공군 연합 훈련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한·미 공군 연합훈련 - 한·미 공군이 7일 서해 상공에서 F-35A, F-15K, KF-16 등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연합 공중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의 무력시위 비행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 공군 연합 훈련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서해상 공역에서 공중 무력 시위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 연합 비행에는 정밀유도무기를 장착한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F-15K, KF-16 등 전투기 16대와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등 총 20대가 참가했다.

합참은 “이들 전투기는 서해상 공역에서 공격편대군을 형성해 적 위협에 대응하는 비행을 실시했다”며 “한‧미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특히 F-35A가 한미 공군 연합훈련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35A는 5세대 스텔스기로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 항전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북한은 F-35A 탐지 및 요격 능력을 갖추지 못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2018년 3월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1호기를 도입한 이래, 올해 1월 마지막 4대가 인도되면서 40대 도입이 완료됐다.

이날 연합 비행에서 실제 사격이나 무장 투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도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향후 북한에 대한 모의 폭격 훈련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으로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했을 당시 북한 모의 폭격 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연합 비행훈련이 동해가 아닌 서해에서 진행됐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서해상에 미군 자산이 전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며 “이를 잘 아는 한미가 서해에서 보란 듯이 훈련한 것은 북한의 도발을 두둔하는 중국에 경고장을 던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실시된 한미 공군 연합훈련으로 한미 양국은 약 일주일 새에 육·해·공 모두에서 대북 무력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한미 해군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공해상에서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등을 동원한 해상연합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가 나타나는 만큼 한미 연합 대북 무력시위의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동해상 한미 연합 해군 훈련, 한·미 특수작전 부대 연합 훈련 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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