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10만t급)가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미 7함대는 13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 훈련 사진을 공개했는데, 핵실험 준비 동향이 포착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2.4.13 /미 7함대 제공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10만t급)가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미 7함대는 13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 훈련 사진을 공개했는데, 핵실험 준비 동향이 포착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2.4.13 /미 7함대 제공

군·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이 2018년 폐쇄했다고 선전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를 복구하는 등 7차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6일(현지 시각) 분기 이사국 회의에서 “2018년 북한이 폐쇄를 선언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목격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미사일 발사로 맞불을 놓은 한·미가 북한의 핵실험에 어떤 대응책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류제승(예비역 육군 중장)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6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미는 무력시위 차원에서 미국 전략 자산의 신속한 한반도 전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확장 억제 실행의 실질적 조치로 4년여 만에 미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긴급 출동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말부터 지난 1일까지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F-22를 비롯, F-35 A·B 등 스텔스기 40여 대를 주일 미군 기지 등 한반도 인근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7차 핵실험 때 이 스텔스 전투기 가운데 상당수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한국 공군 전투기들과 모의 북폭 등 다양한 훈련을 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죽음의 백조’라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 4대를 지난 4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60t 상당 폭탄을 실을 수 있는 랜서는 괌 이륙 후 2시간이면 한반도 상공에 다다를 수 있다. 앞서 북한의 핵 폭주가 절정에 달했던 2017년에는 미국 B-1B 폭격기와 F-15C 전투기 편대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동해 NLL(북방 한계선) 북쪽 공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밖에 한·미 특수작전 부대 연합 훈련을 통한 대북 참수 작전 능력 과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동해상 한·미 연합 해군 훈련 등이 거론된다. 외교적으로는 한·미·일을 중심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를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난사하듯 쏘고도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하지 않는 등 최근 미사일 도발 이후 침묵을 이어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유성옥 진단과대안연구원 원장은 “북한은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선전할 경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처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보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중·러는 안보리 등에서 북한을 두둔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북측에 도발 및 선전 자제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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