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항공 여객기/2020.12.19/평화경제연구소 제공/뉴스1(기사와 무관함)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2020.12.19/평화경제연구소 제공/뉴스1(기사와 무관함)

코로나19 확산과 의약품 대란을 겪는 북한이 중국의 의약품과 방역 물품을 긴급 수송하기 위해 고려항공 항공기를 투입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항공편 운행을 전면 중단한 지 2년여 만에 운행을 재개한 것이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력 질타한 ‘의약품 공급난’을 북한 당국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 항공기 3대는 전날 오전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에 착륙한 뒤 물품을 가득 싣고 같은 날 오후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들 항공기는 의약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간 방역 협력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4일 “중국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게 좋다”며 중국과 방역 협력 방침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중국은 북한의 코로나19 퇴치에 협력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이달 초부터 중국에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와 국경경비대에 접종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평양 시민과 전군에 접종할 계획”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북한은 한국 정부의 방역 협력 제안엔 이틀째 침묵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직접 지원하지 않게 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하거나 민간이 지원하게 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북한군이 김정은의 ‘특별명령’에 따라 평양 시내 의약품 공급 안정화 작업에 투입돼 24시간 체제로 의약품 공급·수송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 기준 26만9510여 명의 유열자(발열 증상자)가 새로 발생하고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누적 발열자는 148만3060여 명, 사망자는 56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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