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를 맞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해열제 등 관련 의약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중국 내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파견 기관 관계자들은 선양과 다롄 등 인접한 지역에서 대북 무역상들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 중이다. 주문 목록에는 해열제와 같은 코로나 관련 의약품뿐 아니라 진통제, 소염제, 인슐린, 산소마스크, 면봉, 체온계 등도 포함돼 있다.
북한 측 주문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고, 노동절 연휴인 이달 2일과 3일에도 ‘빨리 구해달라’는 취지의 독촉을 했다고 한다. 이 내용대로라면 북한이 지난 12일 코로나 발생 소식을 공개하기 전 이미 현지에서는 사태가 확산 중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무역상들이 북한 측 주문 물량을 확보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당국이 해열제 등 의약품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자들이 증상을 감기로 오인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지 않는 일을 막으려는 의도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구매한 의약품은 오는 25일 배에 실려 다롄항에서 남포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 비상 방역 체계’를 선언한 북한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이미 여러 소식통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전날에는 중국 당국이 랴오닝성에서 대북 의료 지원에 투입될 트럭 기사 400명을 모집했다는 첩보도 나왔다. 또 중국 의료지원팀 선발대 10여명이 지난달 말 북한에 들어가 코로나 방역 상황 점검 및 조언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 14일 노동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중국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방역 협력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제안에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