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일 잠수함에서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일 화성-17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추정 미사일을 쏜 지 사흘 만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10일)과 이달 하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을 염두에 두고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사흘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7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뉴스1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사흘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7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뉴스1

올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총 15차례로 20발이 넘는다. 매주 1회꼴로, 4개월여 동안 이 정도로 난사하듯 미사일을 쏜 것은 전례가 없다. 북한의 핵 폭주가 극에 달했던 2017년 1년 내내 쏜 미사일이 20여발(15회)이었다. 600㎞를 날아간 이번 미니 SLBM을 비롯해 대부분이 대남 타격용이었다. 북한은 이르면 이달 중 대남 타격용 전술핵탄두 개발 목적의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대미 협상·억제용으로 국한됐던 북핵의 성격이 대남 선제 타격용으로 급속 확장하는 모습이다. 외교가에선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역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출범하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7일 오후 2시 7분쯤 함경남도 신포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 SLBM의 비행거리를 약 600㎞, 최대 고도를 60여㎞로 탐지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지난해 10월 신포에서 ‘미니 SLBM’ 1발을 시험 발사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미니 SLBM은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SLBM으로 개량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첫 시험 발사 때에도 이번과 비슷한 비행거리 590㎞, 최대 고도 60여㎞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바닷속의 고래급(신포급) 잠수함(8·24영웅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니 SLBM은 KN-23을 개량한 것이어서 비행고도가 낮고 풀업(급상승) 등 변칙 기동을 해 탐지 및 요격이 어려워 위협적이다. 특히 탐지가 어려운 물속의 잠수함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발사되는 KN-23보다 기습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올 들어 대남 타격용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들을 집중 발사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7일 발사한 미니 SLBM도 KN-23과 마찬가지로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16일 처음 발사된 단거리 전술미사일은 사거리가 110㎞ 정도로, 북한은 전방 포병부대에서 전술핵을 장착해 운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군 및 정보 당국은 북한이 다양한 전술핵 투발수단(미사일)뿐 아니라 7차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 개발 주장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절리나 포터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지난 6일(현지 시각) 전화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준비하고 있고, 이르면 이달 중 이곳에서 실험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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