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과거 김일성이 입었던 흰색 원수복을 입고 등장했다. 김정은은 2012년 ‘공화국 원수’ 칭호를 받았지만, 공식 석상에 원수복을 입고 등장한 경우는 드물었다. 부인 리설주도 같은 흰색 민소매 옷을 입고 김정은과 나란히 명예위병대를 사열했고, 연회장에서도 김정은 바로 옆에 앉았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수담당 비서에서 해임됐던 리병철이 이날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10개월 만에 복귀했다. 리병철은 김정은 시대 북한 ‘핵 개발’의 주역으로 지난해 코로나 방역 실패 책임을 지고 해임됐으나 이번에 상무위원에 재진입했다. 이로써 북한의 최고 지도부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을 포함해 6인 체제로 재편됐다. 상무위원 6명 중 군 인사가 2명이나 포함되면서 핵 무력을 과시한 김정은이 군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병철과 함께 문책 대상에 올라 강등됐던 박정천도 이날 군사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되고, 원수 계급장을 회복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리병철과 박정천은 김정은 양옆에 밀착해 두드러진 위상을 나타냈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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