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의 4월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는 북한의 대형 기념일들이 이 달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오는 11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고, 나흘 뒤인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기념일이다. 또 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이다. 북한은 5년 혹은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이른바 ‘정주년’의 주요 기념일마다 한·미 압박용 무력시위를 해왔다. 특히 이달 중순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이를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군 당국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감시 중이며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방식으로는 지난 2월부터 북한이 발사해온 신형 ICBM 재발사와 함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7차 핵 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뉴스1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뉴스1

실제 군은 최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의 남쪽 입구를 복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미 싱크탱크 CSIS도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함경남도 신포 잠수함기지에 정박 중인 고래급 잠함인 영웅함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SLBM 시험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날 “관심 있는 지역과 시설들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풍계리 쪽을 보면 땅을 굴착한 장비나 인원이 도착한 것 같지만 흙이 쌓인다든지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태양절 경축 행사나 열병식 등에 집중하면서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전략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정권 교체기 혼란 조성과 새 정부에 대한 길들이기 차원에서 도발을 강행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의 시선이 유럽에 쏠려 있는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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