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0년 3월 29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020년 3월 29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0일 오전 서해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 지난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실패한 지 나흘 만이다. 청와대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관계 차관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지난 16일 ICBM 발사 때도 NSC를 열지 않았던 청와대가 상대적으로 도발 수위가 낮은 방사포 발사에 NSC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18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평안남도 모처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사격이 있었다”며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올 들어 11번째인 북한의 무력 시위 의도와 무기의 제원 등을 분석 중이다. 군 안팎에선 “한국의 정권 교체기를 틈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한국군의 군사 대비 태세를 시험해 보려는 계획된 도발”이란 분석이 나왔다. 군 소식통은 “대미 협박용인 ICBM 발사에 집중하던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발표 직전 대남타격용 무기인 방사포를 발사한 모양새”라고 했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4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한 무력 시위 성격이 짙다”며 “한국 새 정부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했다. 4월 중순엔 한·미 연합훈련 외에도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하는 김일성 110회 생일(태양절·4월15일)도 있다. 대외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야 할 필요성, 대내적으론 치적 과시 수요가 맞물려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열린 NSC 긴급 차관회의와 관련, “참석자들은 우리 군의 강화된 역량과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 교체기에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굳건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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