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군은 다음 달 중순쯤부터 전반기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양측은 일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 연습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북한이 다음 달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을 할 경우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 출동과 야외 실기동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한·미 양국은 다음 달 12~15일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18~28일엔 본훈련인 전반기 연합 지휘소 연습을 각각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CMST는 전면전 발발 전 돌발적인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과정 등을 점검하는 연습이다. 연합 지휘소 연습은 북한의 전면전 도발을 상정한 것으로, 방어(1부)와 반격(2부) 단계로 나눠 실시된다.

공군참모총장, 美 우주사령관과 회동 - 박인호 공군참모총장과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사령관이 19일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회동하고 있다. 박 총장과 디킨슨 사령관은 이번 회동에서 양국의 우주 정보 공유 수준 격상 등을 논의했다. /공군
 
공군참모총장, 美 우주사령관과 회동 - 박인호 공군참모총장과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사령관이 19일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회동하고 있다. 박 총장과 디킨슨 사령관은 이번 회동에서 양국의 우주 정보 공유 수준 격상 등을 논의했다. /공군

지난해 후반기 연합 지휘소 연습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참가 인원이 예년보다 줄었지만, 올해의 경우 미군 증원 인력을 일부 편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인 연습 참여 규모와 방식은 아직 유동적이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과 이에 따른 합참 조직의 재편·재배치가 훈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군 당국은 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관심사는 미 전략자산 출동과 야외 실기동 훈련 실시 여부다. 원래 한·미 양국은 매년 3월 지휘소 연습인 ‘키 리졸브 연습’을, 3~4월엔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 중단 방침에 따라 한·미 양국 군은 대대급 이하 연합훈련만 실시하고 있다.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출동도 중단 상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다음 달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전후해 ICBM 발사, 핵실험 등 모라토리엄(핵실험·ICBM 발사 유예조치)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4월 말쯤 연대급 이상의 연합 야외 실기동 훈련을 지휘소 연습을 전후해 실시하고, 미 전략자산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출격하게 될 전략자산으로는 B-52, B-1 등 전략폭격기, 미 항모 전단, F-22나 F-35 같은 스텔스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 원자력 추진 항모에서 출동한 F-35C 스텔스기 등을 극히 이례적으로 서해상으로 보내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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