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미사일을 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를 순안공항에 증설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단 징후가 포착되면서 한·미·일 3국 북핵 수석 대표는 이날 유선 협의를 진행했다.

北열병식서 공개됐던 화성 17형 ICBM -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화성-17’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모습. 사거리 1만3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화성-17형은 길이 23~24m이고 이동식 발사대 바퀴가 22개에 달해 세계 최대의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北열병식서 공개됐던 화성 17형 ICBM -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화성-17’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모습. 사거리 1만3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화성-17형은 길이 23~24m이고 이동식 발사대 바퀴가 22개에 달해 세계 최대의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VOA에 따르면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지난 12일 촬영한 영상에 포착된 이 콘크리트 토대는 모두 2개로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있다. 두 콘크리트 토대는 폭이 50m이고 하나는 220m, 다른 하나는 100m 길이다. 북한은 과거 TEL이 올라설 수 있는 콘크리트 바닥을 만든 뒤 TEL을 올려 미사일을 발사했었다. 이는 명중률을 높이고 TEL이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에도 포착됐었다. 지난 2017년 7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도 콘크리트 토대에 올라선 8축의 TEL에서 발사했고, 같은 해 11월의 화성-15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6년 원산 갈마공항 옆 해안가 모래사장에도 콘크리트 토대가 깔린 모습이 관측된 직후 화성-10형 미사일을 TEL에서 발사했다. 순안공항 콘크리트 토대는 지난 8~9일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전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료가 가득한 미사일을 실을 경우 TEL은 매우 무겁다”며 “ICBM과 같은 대형 미사일을 발사할 때 이를 견딜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발사 때마다 콘크리트 바닥을 설치한다는 건 그들의 발사체계가 실전배치 기준에 못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TEL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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