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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내려온 北승선자 7명… 당국, 심문 끝나기도 전에 “귀순의사 없는 듯”
원선우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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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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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하루 앞둔 8일,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군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전 9시 30분쯤 서해 백령도 동쪽 방향 10㎞ 인근 해상에서 용도가 확인되지 않은 길이 10m가량 철제 선박 1척을 예인해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선박을 쫓아 내려온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했다. 이에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40mm 함포 3발로 경고 사격을 가했다. NLL 이남 1km 지점까지 내려왔던 북한 경비정은 해군 경고 사격 이후 항로를 북쪽으로 틀어 돌아갔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 남쪽 해역에 머문 시간은 7분가량이었다.

 

북한 경비정은 군함(軍艦)의 일종으로 남북의 민간 어선이나 상선, 어업지도선 등과는 구분된다.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합참은 ‘북한에 항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시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을 했고 대북 통지문도 두 차례 보냈다”고 했다.

해군이 북한 경비정을 향해 ‘퇴각하라’는 경고 통신을 하자 북한군은 ‘돌려보내라. 어선이다. 거부하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귀측에 있고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위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 당시 북측의 해안포 일부가 개방된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이런 탓에 NLL 해역 긴장이 한때 높아졌고, 합참은 교전 등 만일의 상황에도 대비했다.

월남한 철제 선박은 해군이 나포해 백령도 인근으로 예인했다. 관련 당국이 합동 신문을 진행 중이다. 이 배엔 군복을 입은 6명, 사복 차림 1명이 탑승했으나 무장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들의 신분에 대해선 “북한 군인인지 일반 주민인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선박은 군함은 아니며 어선 또는 수송선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들은 당국에 “이삿짐을 나르기 위해 이동하다가 항로를 잘못 설정해 월남하게 됐다”며 “귀순 의사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들이 귀순 의사가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절차에 따라 송환(북송)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월남 경위가 석연찮은 데다 신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부 안팎에서 ‘귀순 의사가 없다’ ‘송환’ 언급이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선에 임박해 탄도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의도를 알 수 없는 NLL 침범 사건을 자초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우발적인 상황일 수도 있지만 ‘이삿짐 표류’ 같은 사유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월남 선박엔 이삿짐은 전혀 실려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9년에도 북한 선원 2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 NLL을 넘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진정성이 없다”며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한 적이 있다. 당시 이 선원들은 동료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흉악범은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므로 추방한다”고 했다. 귀순한 북한 주민을 강제 북송한 첫 사례였다.

당시 북한 선원 2명은 동료 살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신과 흉기는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밝혔다. 당시 범죄 전문가들은 “범행의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백만으로 추방을 결정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도 했다. 또 정부는 북한 선원들이 타고 온 선박에 대한 혈흔 감식 같은 정밀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나타나 논란이 됐다. 오히려 증거 인멸이 될 수 있는 ‘소독’ 작업까지 한 뒤 북한에 어선을 넘겼다는 것이다.

합참은 8일 나포한 북한 선박과 관련,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선박 소독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탑승자들에 대한 코로나 검사도 실시했다고 한다. 합참은 ‘탑승자들의 범죄 혐의도 조사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탑승 인원들의 귀순 의사와 북송 방침에 대해 너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에 따라 조사 중이므로 결코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남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에만 탄도·순항미사일을 9회 발사했다. 북한은 또 ‘해안포 포문을 폐쇄한다’는 합의 내용을 어기고 지난해부터 계속 포문을 개방하고 있다. 이날 NLL 침범 때도 북한은 포문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를 북한이 앞장서서 폐기하고 있는 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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