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래진씨와 김기윤 변호사, 황인철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에서 면담을 했다./김기윤 변호사 제공
 
(왼쪽부터) 이래진씨와 김기윤 변호사, 황인철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에서 면담을 했다./김기윤 변호사 제공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당시 47세)씨의 친형과 지난 1969년 북한 간첩에게 납북된 대한항공 여객기 피해자 가족회 대표가 만나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지 않기를 바란다”는 공동 성명을 2일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9일 선출될 차기 대통령에게 북한으로부터 국민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와 대한항공 여객기 피해자 가족회 황인철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시의 한 커피점에서 만났다. 김 변호사는 “두 사람이 친분이 있던 관계는 아니었지만, 북한으로부터 가족을 빼앗기는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뜻을 모으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이때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두 사람은 “북한은 1969년 승무원과 승객 50명을 태운 여객기를 납치한 뒤 여태껏 39명만 송환했고, 반세기가 지나서도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했다”며 “50년 전이나 지금도 세계 최악의 인권 상황으로 오명을 떨치는 곳이 바로 ‘북조선’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북한에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씨 등을 즉시 송환하고, 해수부 공무원을 사살한 데 대해 정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를 증진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상, 차기 대통령은 다시는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의해 불태워지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외면한 평화를 외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무능함을 보였으며 무언가 감추려 했다”며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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