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이 이산가족 상봉기간에 워커힐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인 사건 이후 이들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모임 대표 최우영(여·31)씨는 20일 “워커힐 시위 이후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 BBC, AP통신, 아사히신문, 홋카이도신문 등 10여개 주요 외신들이 접촉해와 연쇄 외신 인터뷰를 가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20일에도 프랑스계 신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와 인터뷰했으며, 이번주 중 CNN과도 인터뷰하기로 약속했다.

최씨는 이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 도널드 커크 기자에게 아버지 최종석(56·동진호 어로장·87년 납북)씨의 납북 전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건강하셨던 분이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걱정”이라며 “정치문제와 관계 없는 민간인들은 빨리 돌려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커크 기자는 “남북관계는 비슷한 전례를 찾기 힘든 미묘한 문제”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납북자 문제 같은 경우가 프랑스에서 벌어졌다면 프랑스 정부는 좀 더 강력하게 대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18일 BBC와의 인터뷰 때 캐롤라인 글럭 기자로부터 ‘북한의 변화 여부와 상관 없이 납북자 문제는 결코 덮어져서는 안될 문제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이 났다”며,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을 앞두고도 납북자 생사 조차 확인 못하는 우리 정부의 무능을 탓했다.

최씨는 “우리 문제에 외신 기자가 더 관심을 보이는 현재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며 “업적만 과시하려는 정부와 편향된 보도를 일삼는 국내 언론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재현기자 rookie@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