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면담을 가진 숨진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왼쪽)씨와 킨타나(가운데) 보고관/이래진씨 측 제공
 
17일 오후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면담을 가진 숨진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왼쪽)씨와 킨타나(가운데) 보고관/이래진씨 측 제공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형 이래진씨가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

17일 오후 이씨는 서울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킨타나 보고관과 면담을 가졌다. 이씨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사건 은폐·조작자 엄중 처벌’ ‘사건 관련 정보 공개’ 등의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달라며 전달했다.

탄원서에는 “북한이 동생을 체포하고 사살하기까지 6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대한민국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인권유린과 만행에 대해 공동 진상조사를 진행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이씨와 킨타나 보고관은 작년 화상통화를 가졌고, 당시 ‘한국에 가게 되면 만나자’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킨타나 보고관의 방한 소식을 들은 이씨가 연락을 했고, 이날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 15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방한 중이다.

이래진씨가 보고관에게 대연평도, 소연평도, 사고위치 등을 그림을 그리며 설명한 사진./이래진씨 측 제공
 
이래진씨가 보고관에게 대연평도, 소연평도, 사고위치 등을 그림을 그리며 설명한 사진./이래진씨 측 제공

이씨는 킨타나 보고관이 동생의 사망 경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북방한계선(NLL)과 사고 선박 위치를 그림으로 그리며 설명했다고 한다. 면담을 마친 이씨는 “북한, 한국 정부, 유가족이 주장했던 내용이 각각 다르다는 점을 말하고 진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달했다”며 “유엔 주관 진상조사를 요청하자 보고관은 ‘국제사회에서 공조해 이 부분을 최대한 역사에 남기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재판에서 공식적으로 사망 인정돼 살인으로 분류됐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을 월북자로 프레임 잡아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진상규명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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