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뉴시스

북한이 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 봉쇄 조치와 2020년 수해 등으로 식량난으로 겪고 있지만 오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맞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 계획이다. 광명성절 경축 인민예술축전도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한다. 민생을 뒷전으로 미루는 처사라는 비판과 함께, 악화한 민심을 의식해 프로파간다(선전) 정책을 강화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80주년을 기념한 중앙사진전람회가 전날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개막식에는 리일환 당 선전선동비서와 최희태 평양시 인민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간부들이 참석했고, 승정규 문화상이 개막사를 했다.

사진전람회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각종 회의를 주재하거나 군 초소를 방문하는 모습, 전쟁 노병들을 만나 격려하거나 주택 건설 공사장 등 현장 시찰에 나선 모습 등 생전의 다양한 활동이 담긴 사진 자료들이 전시됐다. 전날에는 평양 청춘거리 농구경기관에서 전문 스포츠 선수단의 체육행사인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도 개막했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리두성 당 부장과 김일국 체육상, 김성룡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진행된 직후엔 4·25체육단과 압록강체육단의 남자 3인 농구경기가 벌어졌다.

통신은 대회 기간 평양시를 비롯해 삼지연·평성·사리원시 등 각지에서 축구, 농구, 배구,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광명성절 경축 인민예술축전도 올해 처음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1∼18일 평양 내 여러 극장과 회관에서 각 지역 등에서 선발된 단체들이 참가해 각종 예술공연을 펼칠 예정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은 그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만 인민예술축전을 열어왔는데, 이번 행사를 ‘제1차’라고 밝혀 앞으로 2월에도 인민예술축전을 정례적으로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 봉쇄,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인권 단체 사이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민생은 챙기기 보다 정권 정통성 강화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역설적으로 북한이 3년째로 접어든 코로나 봉쇄 조치로 악화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 생일 기념일을 성대하게 열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