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번째 쏴도… 우린 강 건너 미사일 구경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올 들어 네 번째 미사일 발사로, 나흘에 한 번꼴로 도발하고 있다. 지난 5·11일 두 차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첫 대북 제재 카드를 꺼냈지만, 김정은 정권은 오히려 보란 듯 사흘 간격(14·17일)으로 연쇄 무력 시위를 이어가며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 1월부터 북한이 이 같은 집중 도발을 한 것은 전례가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전 8시 50분과 8시 54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로 탐지했다. 속도는 마하 5 내외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북한이 14일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K-23·24) 계열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14일에는 평북 철도 기동 미사일 연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했다. 표적은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 무인도 ‘알섬’으로 알려졌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 전역에서 다양한 발사 플랫폼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는 것으로 볼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실상 전력화가 완료된 상태”라며 “위협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하고 있다”고 했다. 저고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이런 미사일은 탐지·요격이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북한이 KN-23을 발사했을 때 군은 150km 사거리 탐지에 실패했다.

북한은 코로나 여파로 지난 2년간 빗장을 걸어 잠갔던 국경을 일부 개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자위권 확보’를 명분으로 내걸고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가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현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