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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발사에 얼빠진 軍… 文은 규탄 대신 “대선 앞두고 우려”
원선우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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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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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2.1.12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2.1.12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청와대와 군(軍) 당국은 11일 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극초음속 추정 미사일을 발사하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군 당국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주장은 과장됐다”며 평가절하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 지난 7일이었다. 그런데 불과 나흘 만에 북한이 보란 듯이 속도가 마하 6에서 마하 10으로 2배 가까이로 빨라진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날 청와대 내에선 ‘저렇게 쏘는데 우리가 어떡하겠나’ 같은 자포자기 반응도 나왔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사일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국무위원장.  2022.1.12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사일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국무위원장. 2022.1.12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 38분 “7시 27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탐지했다”고 출입 기자단에 공지했지만 세부 제원은 밝히지 않았다. 브리핑 계획과 시간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정부 소식통은 “추가 도발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내다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국은 북한이 도발을 계획보다 앞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7일 북한이 5일 쏜 극초음속 미사일 성능이 과장됐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국방부는 “북 미사일 속도는 마하 6이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니다”라고 했었다.

 

합참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후 7시간 30분가량이 지난 오후 3시에야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비행 거리 700㎞가 직선거리냐’ ‘최대 속도 마하 10은 언제까지 유지됐느냐’ 등 질문 수십 개에 “세부 분석 중”이라고만 답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맞는다고도, 아니라고도 단정할 수 없다’는 식의 대답을 내놨다. 지난주 미사일은 “기술 진전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가 나흘 만에 “지난주 미사일보다 진전됐다”고 평가한 근거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라고만 했다.

군 안팎에선 임기 말까지 종전 선언 등 ‘남북 평화 쇼’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청와대 눈치를 군이 지나치게 보다가 스텝이 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실체적인 안보 위협인지를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하는데, 정치 논리에 휘둘린 해명을 하니 자꾸만 앞뒤가 안 맞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은 미·일이 최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공동 연구·개발 협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 “그에 앞서 한국도 미국과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근거를 대라’ ‘그걸 왜 이제 와서 이야기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 가이드라인을 받지 않은 사항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도발 9시간 만에 입장을 내고 “대선을 앞둔 시기에 연속 발사에 우려가 된다”며 “남북 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각 부처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대선인 3월 9일을 앞두고 있고, 정치적인 전환의 시기에는 남북 관계가 긴장되지 않는 것이 항상 그렇지만 더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지만 북의 도발에 따른 국민 안전보다 ‘대선’을 먼저 언급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마저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대통령”이라며 “국가 안위가 걸린 도발을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북한 바라기’ 허상(虛像)이 드러나니, 국민 심판이 두려운가”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도 “더욱더 종전 선언 필요성이 절실해졌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5일에도 문 대통령이 강원도 고성 제진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 협력 사업 관련 행사차 헬기를 타기 1시간 전에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 표현 대신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라며 북한을 규탄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아직도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 미련을 못 버리고 북한의 비위 맞추기에만 여념 없는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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