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새해 첫 외부 일정을 시작하기 직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북의 미사일 발사 직후 예정대로 우리나라 최북단 남북 철도 협력 사업 현장을 찾아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도발에 대한 비판·규탄은 없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북한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며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발사 장소 등을 감안할 때 작년 9월 북한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은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제대로 포착을 못 했어도 문제, 포착했는데 정치적 이유 때문에 알리지 않았어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문 대통령은 이미 계획돼 있던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 참석 일정을 위해 청와대에서 강원도 고성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제진역은 남북출입사무소가 있는 최북단 역으로, 강릉~제진 구간은 동해선 축에서 남북 철도가 단절된 유일한 구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2002년 남북 합의를 통해 2007년 북한의 감호역과 연결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때때로 긴장이 조성된다”며 3시간 만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언급했다. 다만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라는 표현을 썼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일정에 앞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 표명” “남북 철도 사업 이행 노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후에는 “낙후된 강원도를 위한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일정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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