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정은 총비서가 수도 평양시민들에게 수천 톤의 물고기를 보내는 뜨거운 은정을 베풀었다며 "위민헌신의 세계가 그대로 비껴있다"라고 보도했다./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정은 총비서가 수도 평양시민들에게 수천 톤의 물고기를 보내는 뜨거운 은정을 베풀었다며 "위민헌신의 세계가 그대로 비껴있다"라고 보도했다./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시민들에게 물고기 공급을 지시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1일 전했다. 김정은은 10년 전에도 부친인 김정일의 생전 마지막 지시라며 상중에 평양 시민들에게 물고기를 공급한바 있다. 북한이 이 시점에 물고기 공급을 한 것은 김정일 사망 10주기와 김정은 집권 10주년을 맞으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충성심 유도를 위한 애민행보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는 수도 시민들에게 물고기를 보내주도록 은정을 베풀어 주셨다”며 “인민 군대 안의 수산 부문 일꾼들과 어로 전사들이 마련한 수천t의 물고기가 열차와 자동차들에 가득 실려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 사망 일주일 후인 2011년 12월 23일 평양의 한 수산물 상점에서 주민들에게 물고기를 공급하고 있다/노동신문
 
김정일 사망 일주일 후인 2011년 12월 23일 평양의 한 수산물 상점에서 주민들에게 물고기를 공급하고 있다/노동신문

또 “위대한 생애의 마지막 시기에도 수도 시민들의 물고기 공급과 관련해 가슴 뜨거운 조치를 취해 주신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사랑이 그대로 인민들에게 가 닿도록 한 총비서(김정은) 동지의 위민헌신 세계가 그대로 비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정일은 10년 전 생전 마지막 업무로 평양시 물고기 공급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김정일이 사망 바로 전날인 2011년 12월16일 밤 물고기를 공급하기 위한 문서를 검토했으며, 다음 날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지시찰을 위해 야간열차에 탑승했다가 과로로 사망했다고 선전해왔다.

북한 노동신문(2011년 12월 24일자)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은 “애도기간이라도 장군님의 사랑은 그대로 인민들에게 하루빨리 가닿아야 한다”며 간부들을 현지에 파견해 물고기 공급을 위한 특별수송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생전에도 인민밖에 모르시였는데 떠나가시여서도 못다 주신 사랑이 있으신듯 하늘같은 은정을 베풀어주고 계신다”며 “수령복, 장군복, 대장복을 누리는 인민은 이 세상에 없다”고 찬양했다.

북한이 김정일 사망 10주기(17일)에 맞춰 물고기 공급을 지시한 것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봉쇄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대를 이은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북한 당국은 김정은 10주년을 맞으며 지방에서도 주민들에게 식료품, 생필품 등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12‧30)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특별 공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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