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2월 17일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른쪽으로 김덕훈 총리, 오수용ㆍ김재룡ㆍ김영철 위원 다음에 김여정 국무위원이 서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12월 17일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른쪽으로 김덕훈 총리, 오수용ㆍ김재룡ㆍ김영철 위원 다음에 김여정 국무위원이 서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두 달여간의 공백을 깨고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주석단 배치와 호명 서열에서 지위가 크게 상승한 정황이 포착돼 정보 당국이 그 배경을 파악 중이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19일 “연말 소집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당의 핵(核)인 정치국 진입을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여정 남매는 지난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 김여정의 공개 활동은 지난 10월 11일 ‘자위2021 국방발전전람회’에 참석한 이후 67일 만이었다. 이 기간 김여정은 정보 당국의 감시망에서 사라져 신변에 관한 추측이 무성했다.

통상 주요 참석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던 김여정은 이날 14번째로 호명됐다. 김정은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5명, 리일환 선전비서를 비롯한 정치국 위원 8명이 호명된 다음이었다. 김여정 다음으로는 김성남 국제부장을 비롯한 정치국 후보위원 10여 명이 호명됐다. 주석단 배치도 정치국 위원(김영철)과 후보위원(허철만) 사이였다. 지난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하고 직급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지 11개월 만에 최소한 정치국 후보위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짐작되는 정황이다.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노동당은 권력의 중심이고, 노동당의 정점엔 정치국이 있다. 30명 안팎의 정치국 멤버들이 북한을 움직이는 핵심 엘리트로, 김정은 주재 정치국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고위 탈북자 A씨는 “백두혈통인 김여정에게 공식 직함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정치국 진입은 명실상부한 실세가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들과 함께 26번째로 호명돼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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