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핵무기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는 모습. 김 위원장 뒤의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핵무기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는 모습. 김 위원장 뒤의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이 북한과 같은 적대국가에서 날아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알래스카 지역에 장거리식별레이더(LRDR)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미 정부 의뢰로 군수회사 록히드마틴이 작업에 착수한 지 7년 만이다. 2023년쯤 실전 운용될 예정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각) 존 힐 미 MDA 청장은 화상으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새로 구축된 LRDR는 미사일 탄두와 같은 치명적인 물체를 식별해 성공적으로 요격하는 데 충분히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LRDR 설치는 미국 본토 방어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힐 청장은 “인도태평양지역에는 미국을 겨냥해 최근 탄도미사일 능력을 몇번이나 보여준 불량 국가가 있다”며 “LRDR이 현재는 탄도미사일 위협 탐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추적하도록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불량 국가’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 국가는 현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를 무력화시킨다고 알려진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시험을 최근 잇따라 진행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알래스카에 설치한 장거리식별 레이더(LRDR) 개념도/MDA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알래스카에 설치한 장거리식별 레이더(LRDR) 개념도/MDA

LRDR은 미국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비행 중간단계에서 식별·추적하고,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에 미국 서해안·알래스카 등에 배치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로 격추할 수 있도록 돕는다. RFA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와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총 44기의 GBI를 운용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차세대 지상발사요격기(NBI) 20기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톰 카라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사업국장은 FRA와 인터뷰에서 “LRDR은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이라며 “다른 감지 장치들과 함께 북한이 미 본토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추적하고 식별해는 데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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