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독일 해군의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인 '바이에른함'(F217·3600t)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지난 2일 오전 독일 해군의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인 '바이에른함'(F217·3600t)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활동 감시에 참여 중인 독일 해군 호위함 바이에른호(3600t급) 승조원들이 지난 주말 비무장지대(DMZ)를 견학하고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바이에른호는 지난 2일 부산항에 입항했고 6일 출항한다. 독일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함을 보낸 것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입항한 것도 이례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에른호 함장(중령)과 승조원들이 2일 부산항에 입항해 이종호 해군 작전사령관(중장)을 면담하고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독일은 6·25전쟁 때 의료 지원국으로 참전해 117명을 파견했었다. 바이에른호 승조원들은 DMZ도 찾아 전방 경계 태세와 관련한 브리핑도 들었다고 한다.

바이에른호는 지난 8월 독일에서 출항했다. 9월엔 중국 상하이에 기항(寄港)하려 했으나 중국이 거절해 불발됐다. 지난달에 일본 도쿄에 기항했고, 미국·일본·호주 해군 등과 함께 연합 해상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호가 남중국해를 거쳐 동아시아까지 진출한 것은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에 힘을 보태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주한 독일 대사관은 지난 2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바이에른호의 항해는 21세기 지정학적으로 세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독일이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라며 “우리는 국제법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옹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은 미래의 국제 질서와 결정되는 곳”이라며 “우리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은 “독일이 머나먼 아시아태평양까지 군함을 파견해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감시 작전에 참가하는 것은 미국에 편승한 노골적인 적대 행위”라고 반발했다.

최근 인도·태평양 해역에선 미국뿐 아니라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국가들의 군사적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 노선에 동참하면서도 지정학적·경제적으로 세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8월엔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6만5000t급) 전단이 동해 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 훈련을 했다. 퀸엘리자베스전단은 앞서 미국·일본·호주 해군과 필리핀해에서 함께 훈련을 했다. 프랑스도 지난 5월 북한의 대북 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겠다며 강습상륙함과 호위함을 동아시아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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