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정치·외교·군사
태영호 “北인권결의안 불참은 文의 오산… 北 바뀌지 않아”
이정현 기자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11.2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북한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유엔에서 17년 연속 채택됐다. 이날 유엔 총회 제3위원회는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 방식으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오는 12월 유엔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 3년 연속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초선·강남구갑)은 우리 정부의 북한인권선언 불참에 대해 “김정은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 북한과 무엇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북한도 유엔에 가입할 당시 인권선언을 따르기로 약속했었다”고 강조했다.

또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이 정부의 그 많은 사람들이 워싱턴을 찾아서 종전선언을 설득했지만, 미국은 동맹국이 하자니까 그냥 받아주는 정도”라며 “외교적으로 볼 때 미국은 종전선언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탈북민으로서는 처음 금배지를 단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선발대가 미리 가야 하는데 이들의 백신 접종 이야기가 아직 없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2인자 최룡해 정도가 참석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도 공동 제안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이 불편해하는 언행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이슈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시종일관 실질적 결과보다는 형식을 중요시한다. 이렇다 보니 김정은이 문재인 정부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정부가 오판한 것이 김정은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 북한과 무엇인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잘못된 판단과 접근법이다. 인권결의안도 그렇다. 유럽에서 냉전 시기 서구권이 동구권 나라들에 헬싱키 프로세스를 통해 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이에 동구권이 조금씩 응하면서 결국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자리 잡았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이 반발하니까 제기하지 않기로 한 것 같은데, 오히려 북한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의 호전성, 군국주의 등을 바꿀 수 있다."

- 이번 결의안에는 코로나19 협력 촉구도 들어가 있다.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인데 정말 확진자가 없을까.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도 국제 방역 시스템에 합류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고 하고 철저한 봉쇄를 택했다. 특히 북한의 지방은 보건 상황이 열악하다. 지방에서 사람이 죽으면 코로나19로 죽었는지 폐결핵으로 죽었는지 진단이 되지 않는다."

- 북한 입장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백신이라도 받아서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국가 스스로를 자가격리시켜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김정은의 생각이다. 지금 이것이 성공하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북한식 방역이다. 만약 백신을 준다면 북한 주민들의 방역 공포증이 없어져, 결과적으로 방역이 약해질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은 설령 백신을 들여온다 하더라도 전국에 백신을 접종시킬 설비가 없다. 무엇보다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에 주겠다는 백신이 다 합쳐 봐야 300만명 분도 되지 않는다. 북측 입장에서는 받아봐야 소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 모두에게 2차 접종을 시켜줄 설비와 백신을 한꺼번에 제공하면 북한은 받을 것이다."

- 북한은 중국과 미국 백신 중 어느 쪽을 선호할까. "당연히 미국 백신이다. 북한도 다 알고 있다. 몽골의 경우 중국 백신을 맞았다가 현재 돌파감염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이를 북한이 모를 리 없다. 이미 북한에는 독일 등 유럽 약이 많이 들어와 있다."

- 북한은 '인권은 국권'이라며 인권 문제 제기를 내정간섭이라고 한다. "인권은 보편적 천부인권이다. 북한도 유엔에 가입할 때 인권선언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북측이 참석할까. "시진핑이 얼마나 '푸시'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의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봐야 한다. 김정은이 베이징에 가려면 선발대가 먼저 가야 한다. 이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되어야 한다. 북한에서 김정은 수행원들이 백신을 접종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 김정은은 어렵겠지만 2인자, 그러니까 최룡해 정도는 올림픽에 참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 현재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는 무엇일까. "가장 큰 관심사는 정권을 끝마칠 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의 막이 내리는데, '평화 프로세스 성공'이라는 글씨가 써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성공하려면 시작과 끝이 좋아야 한다. 시작은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좋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성공이라고 할 수가 없다. 문 대통령은 '내 재임 기간에는 평화가 유지되었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설령 차기 정부에서 평화가 깨진다고 하더라도, 그건 다음 대통령 잘못이라는 입장일 것이다."

- 김정은 입장에서 얻는 것도 없이 남측을 도와줄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김정은은 따질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종전선언, 백신 협력, 인도적 지원 정도로는 정상회담은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좀 더 큰 것을 불러라'라고 생각할 것이다."

- 전임 진보정권과 비교해 사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북한에 특별히 준 것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준다고 했는데 북한이 안 받은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것을 받고 양보했다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쌀, 백신 등을 조금 주고 생색내지 말고 5·24조치부터 빨리 풀어달라는 것이다. 개성공단도 재개하고, 남북경협 역시 시작하는 등 통 큰 원상회복을 원하는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하려고 하면 미국이 과연 도와줄까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은 대단히 신중하다. 설리번 국가 안보보좌관이 '지금 북이 미사일을 쏘고 있는데 종전선언을 하면 북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건도 문제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해도 우리의 안보구조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하는데, 미국이 볼 때 의심스러울 것이다. 북은 종전선언을 하면서 상호존중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한·미 안보구조, 유엔사 등을 인정하는 대신 북한의 핵에 기초한 안보구조를 교차 승인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미국은 이것을 해줄 수 없다. 상호존중 원칙에 합의하는 순간,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이 없어진다. 미국은 이것을 의심하는 것이다."

- 하지만 미국은 종전선언을 도와줄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것은 그냥 립서비스로 봐야 하나. "현 정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갔나. 그럼에도 미국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동맹국이 하자고 하니까 그냥 받아주는 정도다. 외교적으로 (종전선언은) 아니라는 것이다."

-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 정상 간에 영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나. "문재인 정부는 베이징에서의 대면 회담이 어려우면 영상으로라도 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평화 프로세스를 잘 마무리했다는 이미지만 남기면 되니까 이벤트가 필요한 것이다. 쇼를 만들자는 것이다."

-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 후보는 한·미동맹을 중요시하고 인도적 지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다른 것은 북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경협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계승자를 자처한다. 비핵화 조치 이전이라도 북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의 승인 없이 북측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고 보나. "못 한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언변이 뛰어나서 바이든을 만나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 한국은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이 바뀐다. 북한이 유리한 국면이 올 때까지 그냥 기다리겠다고 하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나. "김정은은 좀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려고 할 것이다. 키는 결국 중국에 있다. 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중국은 동북지방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동북지방도 번영하게 된다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 지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한국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는 신중해야 하지만, 민간 학술전문가들은 좀 더 핵 보유에 대한 목소리를 내도 좋다고 본다. 우리는 절대 핵 보유를 하면 안 된다고 미리 정해 놓는 것보다는 북측이 핵을 가지게 되면 우리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 보유는 안 된다고 미리 정해놓는 것과 핵 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 트럼프 정권 당시 있었던 하노이회담과 관련해 트럼프가 정말 김정은과 협상 타결을 하려고 그곳에 갔을까 아직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부터 결렬을 예상하고 이벤트 차원에서 간 것은 아닐까. "당시 이미 비건과 김혁철이 협상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혁철은 아무런 위임도 받지 않았다. 반면 비건은 백악관으로부터 풀패키지로 북으로부터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이라는 지침을 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 김혁철이 김정은에게 상황을 계속 보고하자, 김정은 생각에 '내가 싱가포르에서 트럼프를 만나서 양보를 얻어낸 경험이 있으니 직접 트럼프를 만나서 잘 구슬리면 트럼프가 싱가포르에서처럼 오케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김정은이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에 하노이로 간 셈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직접 온다고 하니 어느 정도 해결책을 가지고 오겠다는 기대심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때까지 북핵 문제를 잘 몰랐다. 미국에 돌아와서 당내 보수층의 비판을 받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하노이회담의 경우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하노이에서 김정은이 하자는 대로 하면 큰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고 합의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 트럼프 입장에서는 북한 핵실험을 일단 멈추게 했고, 재임 기간 무력 충돌도 없었으니 대북 정책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도 비슷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2018년 4월 20일 당 전원회의에서 더 이상 핵실험은 필요 없다고 먼저 이야기했다. 핵실험이 없었던 것을 성과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이다. 원래 핵 보유국이 핵실험을 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다. 실험으로 데이터를 얻으면 더 이상 실험을 하지 않는다. 인도, 파키스탄도 더는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 명백한 것은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고도화·정밀화되었다는 것이다. 단거리·중거리 미사일도 고도화됐다. 바이든 정부의 안보 전문가들도 (트럼프가 북핵을 막았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

- 과거 YS 시절 미국의 클린턴 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것이 실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 당시 정말 미국이 폭격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북한에 존재했다. 만약 폭격이 실행되었다면, 국지적 교전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고 북의 핵 개발은 멈췄을 것이다.”

이정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