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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에 의한 학살이 국군 만행으로 둔갑... 참담하다”김광동 진실화해위 상임위원, 황당한 피해보상 사례들 밝혀 “군경이 가해자로… 누가 나라위해 싸우겠나”
김명성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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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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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동 상임위원
 
김광동 상임위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진실화해위) 김광동 상임위원은 10일 “6·25를 전후해 인민군·빨치산에게 가족이 희생됐던 유족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국군·경찰에 의해 죽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국가 보상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우리 군경을 가해자로 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올해 2월부터 진실화해위에서 근무하는 김 상임위원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 군경에 의한 피해자에겐 수억 원대 보상을 하고, 적대 세력에 의한 피해자에 대해선 전혀 보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정의에 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부에서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위원회는 문제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실상 직무유기”라고 했다. 오히려 진실화해위가 피해자 유족들에게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울 경우 국군·경찰로 기입하라’는 취지의 안내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본지 5일 A1면 참조>.

진실화해위법은 ‘군경과 적대 세력에 의한 희생 모두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경에 의한 희생자로 확정되면 국가 대상 민사소송을 통해 1억5000만원 안팎 보상금을 받는다. 김 상임위원은 “하지만 인민군과 빨치산 등에게 희생된 경우는 국가 책임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제1기 진실화해위(2005~2010년)에서 5624명이 우리 국군과 경찰에 의한 피해자로 인정돼 보상금을 받았지만, 인민군·빨치산에 의한 희생에 대해서는 단 한 건도 보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군경에 당했다고 주장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에서 올해 10월까지 접수된 1만852건의 피해 사례 가운데 가해자를 ‘군경’으로 적시한 것이 6930건(63.9%)으로, ‘적대 세력에 의한 피해 신청’ 1505건(13.9%)보다 5배 가까이 됐다. 1기 때 적대 세력에 의한 희생으로 판정된 피해자 유족들이 ‘과거 신청과 조사 결과는 잘못된 것’이라며 재신청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김 상임위원은 “1950년 7~9월 북한군 점령하에서 북한군이나 빨치산 등 좌익에 의해 학살당한 것도 우리 국군과 경찰에 의한 피해로 둔갑시키는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됐다”고 했다. 또 상황을 알 수 없는 총상 피해 등도 국군과 경찰에 의한 희생으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1월 1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김광동 상임위원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성 기자
 
2021년 11월 1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김광동 상임위원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성 기자

김 상임위원에 따르면 의용군으로 끌려가 인민군 신분으로 국군과 교전 중에 죽거나, 양민 학살에 가담하는 등 부역 행위를 하다 죽은 경우도 군경에 의한 희생자로 신청해 보상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북한 침략군을 도와 대한민국 군경에 대한 적대 행위, 양민 학살에 가담했던 부역 활동은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상임위원은 “실제 지금까지 군경에 의한 희생자 가운데 부역 활동까지 함께 밝혀 국가 보상이 거부된 예를 찾지 못했다”며 “침략자인 인민군과 협력하다 피해를 본 사람들을 국가가 세금으로 보상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0개월간 근무하면서 들여다 본 진실화해위 상황은 적대 세력에 의한 희생보다 군경에 의한 희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6·25 때 희생된 군경이 22만명이나 되는데, 이들 상당수는 의무가 없음에도 군경에 지원해 공산 침략에 맞서 싸웠던 분들”이라며 “이런 유공자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아가면 누가 전쟁이 났을 때 나라를 위해 싸우겠냐”고도 했다.

진실화해위가 지난 4월 홈페이지에 올린 ‘진실 규명 신청에서 결정까지 단계별로 살펴보는 Q&A(문답)’라는 제목의 안내문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사건 관련자 중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성명란에 국군, 경찰 등으로 기입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 가해자를 특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국군, 경찰 등으로 기입하여도 무방합니다”라고 돼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달 말 국회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안내문을 삭제하고 “담당 공무원의 실수였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허물고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은 “현재 진실화해위의 진상 규명과 국가 보상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다른 나라에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 정의에도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실화해위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다양한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위원회에 배상·보상 관련 권한이 없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을 위한 여론 형성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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