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18년 11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아르헨티나 등 해외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18년 11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아르헨티나 등 해외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28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외에도 영국과 헝가리를 방문하는 등 7박 9일간의 순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일정은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각)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이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면담에서 교황이 “북한이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방북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번 면담에서 교황의 방북관련 언급이 나올지가 관심거리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방북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30일부터 이틀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다음달 1~2일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영국 방문을 마치면 헝가리를 국빈 방문해 2019년에 발생한 헝가리 선박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한다.

방한한 로버트 킹 -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4일 서울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조선일보DB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교황 방북 추진이 실제 한반도 평화 증진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교황의 방북이 김정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지 의심스럽다”며 “김정은이 무척 갖고싶어 하는 지위와 위신, 관심을 주게 될 뿐”이라고 했다.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교황은 과거에 인권 침해 국가들을 방문하고 그런 국가들과 관여했지만 북한처럼 신자들을 잔인하게 근절하지 않는 천주교 국가들이었고, 북한 정권 수준의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의 보좌관들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1970~80년대 방문했던 폴란드와 쿠바는 공산화 이전엔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였다는 점에서 극심한 종교 탄압을 해온 북한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VOA는 설명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도 “김정은 위원장의 교황에 대한 시각이나 교황의 방북이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했고,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교황이 현재 남북한을 갈라놓고 있는 것과 관련한 어떤 합의도 중재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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