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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정보수장 모인 날, 北 SLBM 발사北 대화 복귀 방안 논의중에 도발… 한국, 도발·규탄 언급 대신 “유감”
이용수/김명성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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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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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SLBM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면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한국과 주변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면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하는 고강도 도발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도발’ ‘규탄’이란 언급을 삼간 채 북한의 대화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도발은 한·미·일이 서울에서 정보기관장 회동을, 워싱턴 DC에서 북핵 협상 대표 회동을 갖는 등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킬 방안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논의되는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국과 미·일 간의 미묘한 입장 차를 증폭시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소집한 뒤 “상임위원들은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도발’이나 ‘규탄’ 등의 표현은 쓰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남북 대화가 진전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번에도 그런 해석이 맞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 종전 선언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반면 미 국무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런 행동을 규탄하고 북한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소자키 요시히코(磯崎仁彦) 일본 관방 부장관은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며 “강력 비난한다”고 했다.

이 같은 입장 차는 3국 간의 회담에서도 감지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3국 정보기관장 회동 후 “한반도 정세 및 현안 등 공통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허심탄회한 소통’이란 통상적으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을 때 쓰는 외교적 수사(修辭)다.

이날 SLBM 발사는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지난달부터 한·미에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이중 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 요구의 연장 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법 위반인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을 묵인(이중 기준 철회)하고 연합 훈련 중단과 제재 해제(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나서라는 요구로,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는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미국이 북한 이슈에 손을 댈 여력이 없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여전하다는 이유로 무기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잇단 도발로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SLBM 발사는 국제사회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는 것으로 추가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된 것은 극심했던 경제난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1427만달러로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 조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달부터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해 북한 석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것도 북한엔 예상치 못한 행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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