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지역의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북-중 국경 지역의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북한에서 겨울철 땔감 마련을 위해 인근 농장 밭에서 옥수수 뿌리를 캐던 20대 군인이 농장 청년들에게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서 군인들이 자체로 겨울철 난방 준비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14일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황해북도 서흥군에 위치한 북한군 8·15훈련소 후방사령부 인근에서 벌어진 이른바 ‘땔감 다툼’으로 군인 1명이 사망하고 농장 청년 3명이 구속됐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군인은 지난 9일 부대 인근 농장 청년분조 밭에서 땔감으로 사용되는 옥수수 뿌리를 캐다가 농장 청년 3명에게 걸려 집단구타를 당해 즉사했다고 한다. 살인을 저지른 청년 3명은 체포돼 ‘과실적 중상의 살인죄’로 황해북도 서흥군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청년들은 평안남도 중등학원(고아원) 졸업생들인데 이번 봄에 탄원해 왔다”면서 “탄원 첫해 겨울나기 준비를 하느라고 강냉이 뿌리를 결사적으로 지키다가 과실로 사람을 쳤다고 말한다”고 데일리NK에 전했다.

북한군이 월동 준비에 나선 가운데 8·15훈련소 군인들이 땔감용 나무가 부족하자 옥수수 뿌리를 경쟁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훈련소에서는 부대 식당, 군관 가족들 화목(땔감)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라 병실에 설치된 난로를 덥히는 땔감은 전적으로 자력갱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강냉이 뿌리 흙을 털어 눈 오기 전에 많이 말려 장만해야 겨울을 날 수 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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