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정치·외교·군사
맥매스터 前안보보좌관 “정의용 그립지만…대화하려 北에 양보하는 것은 미친 짓”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10.0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에서 소규모 한미일 기자들과 대담하고 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에서 소규모 한미일 기자들과 대담하고 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당신의 카운터파트였던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제 한국의 외교부 장관이 됐다. 그는 최근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미국이 제재 완화라는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 장관을 다시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나?”

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에서 만난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의 질문을 듣자마자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그(정 장관)가 많이 그립다. 우리는 좋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며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것(제재 완화 주장)은 결실을 낳지 못할 것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대북 제재를 완화해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내도 궁극적 북한의 비핵화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취지였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을 완성하고 이를 수용하도록 정 장관 등 한국 정부를 설득했던 인물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그와 문재인 대통령의 당(민주당)은 이것(대북 제재 완화)을 오랫동안 요청해 왔다. 햇볕정책, 또는 달빛정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이는 (북한)정권의 성격에 대한 비현실적 추정에 바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이렇게 말하면) 긴 토론의 시작이 될 것인데, 나도 그(정의용)의 시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여전히 ‘최대의 압박' 전략이 가장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단합해서 대북 제재를 이행하는 ‘최대의 압박'을 해야만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를 개발하면서도 재정적 혼란을 극복할 혜택을 다 가지지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대북 제재를 완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대북 제재를 완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저 대화하려고 北에 양보하는 것은 미친 짓”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이날 허드슨 연구소에서 소수의 한·미·일 기자와 대담하며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insanity)’이라고 말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해 ‘미친 짓'의 정의는 그저 대화를 시작하는 특권을 누리려고 북한에 양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보면 이것은 북한과 길고 좌절스러운 대화로 이어질 뿐 실질적 성공의 전망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지쳐서 북한에 양보를 하고 또 양보를 해도 현재 상태를 ‘뉴 노멀'로 고정시키면서 아주 큰 경제적 보상을 해주는 아주 약한 합의로 이어졌다”며 “그러고 나면 (북한은) 즉각 합의를 깨고 또 다시 도발과 양보의 순환을 시작했다”고 했다. 따라서 “최선의 가능성은 중국이 더 많이 (대북 제재를) 하도록 설득하고 유엔 대북 제재를 어기는 중국 단체들에 대한 2차 제재를 고려하는 것을 포함한 ‘최대의 압박'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하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이런 것과 전혀 다르다”라고 웃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때를 회상하면서도 “우리가 북한과의 대화를 지나치게 원했다(too anxious)”고 말했다. 그는 “압박 정책이 효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김정은을 우선 남북대화로,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하노이 정상회담으로 불러냈다”면서도 “그 대화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북)압박이 약화되고 북한 정권이 (대화와 도발을 반복하는) 옛 패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허버드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작년 9월 출간한 회고록 '전장'. 이 책에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사드 배치, 대북 정책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겪었던 의견 차이를 소상히 서술했다.
 
허버드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작년 9월 출간한 회고록 '전장'. 이 책에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사드 배치, 대북 정책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겪었던 의견 차이를 소상히 서술했다.

“한·미·일은 가족, 단합해야 북·중 움직일 수 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작년 9월 미국에서 출간한 회고록 ‘전장: 자유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Battlegrounds: The Fight to Defend the Free World)’에서 사드 배치나 대북 정책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와의 이견들을 소상히 서술한 바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나는 정(의용 실장)에게 문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 발언들에 대한 내 우려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결함 있는 추정을 다시 부활시킬 위험을 무릅쓰려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치적 양보와 조건 없는 원조를 통해 북한에 문호를 열면 (북한)정권도 덩샤오핑 하의 중국이나 1986년 경제 개혁 이후의 베트남과 비슷한 점진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햇볕정책의 기본 추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목표는 여전히 “한국을 김씨 왕조의 통치 하에 복속시키는 ‘적화통일'”이기 때문에 그런 접근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시절 미국을 방문했던 정 장관이 만찬자리에서 냅킨에 이미 배치된 사드 미사일 2기만을 그리면서, 국회 비준과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사드 포대의 나머지 구성 요소 배치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부동산 업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란 말만 들어도 싫어한다고 정 장관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드 배치 연기를 “지연 전략 또는 더 나쁘게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동맹의 역량을 팔아먹으려는(bargain away)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정 장관에게 말하면서 사드 배치 연기가 “재앙(disaster)”이 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냅킨을 자기 쪽으로 당겨 나머지 공간에 아직 배치되지 않았던 사드 미사일 4기를 추가로 그려 넣었다는 것이다.

이날도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내 책 ‘전장’에서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할 것인지를 두고 얼마나 대부분의 경우에 어긋낫는지(misaligned)를 밝히고 나와 (트럼프)행정부가 이를 일치시키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밝히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미국, 한국, 일본 사이에 약간의 가족 간의 다툼(family disputes)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 가족(의 대북관)이 일치되기를 바랐다”며 “우리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최선의 대북 억지력을 내고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더 노력하도록 하는 좋은 유인책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한·일 관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한·일의 갈등은) 중국 공산당이 강압하고 이간질을 하려 할 기회를 더 많이 열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야 할 이유는 아주 많고 그 관계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