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뉴시스

최근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을 보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속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김정은이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국회 격)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검은색 줄무늬 정장 차림의 김정은은 과거에 비해 얼굴 살이 빠진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날 착용한 안경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때 쓴 안경과 비슷한 스타일인데 당시엔 안경다리가 얼굴 살을 누를 정도로 꽉 꼈지만, 이날은 안경테가 헐렁한 모습이었다. 턱선도 비교적 날렵해졌다.

사진 속 김정은은 이마에 이전보다 훨씬 깊고 짙은 주름도 보였다. 의학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급하게 체중 감량을 할 경우 얼굴의 지방이 감소해 주름이 생기는 등 겉늙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키 170㎝ 남짓인 김정은의 체중은 2012년 90㎏였다가 지난해 11월 140㎏까지 불었다. 게다가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자주 마셔 고혈압, 중풍, 심근계 질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아내 리설주 등 주위 인사들이 체중 감량을 적극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지난 6월 잠적 한 달 만에 갑자기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난 뒤 북한 매체들은 ‘최고존엄의 수척한 모습’을 걱정하는 주민 인터뷰를 내보내며 김정은 체중 감량설을 확인했다. 국정원도 7월 국회정보위에서 “김정은은 최근 체중을 10~20㎏ 감량하고, 정상적인 통치 활동을 하고 있다”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1월 5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안경다리가 얼굴 살을 누를 정도로 꽉 꼈지만 지금은 헐렁해져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살을 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1월 5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안경다리가 얼굴 살을 누를 정도로 꽉 꼈지만 지금은 헐렁해져 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살을 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했을 때는 BBC 등 외신들이 두 달여 전보다도 눈에 띄게 살이 빠진 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선 ‘대역 의혹’까지 제기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나름대로 체중 감량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은 국무위원에 새로 진입했다. 국무위원회는 북한 국가 최고 지도 기관으로 2016년 신설된 기구다. 대미·대남 총괄인 김여정의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북한이 변화한 대남·대미 외교 정책 수행을 위해 ‘북한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신설하고 그 지휘를 국무위원에 진입한 김여정에게 맡길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김여정은 작년부터 당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고 ‘대남·대미 사업 총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무위원에 진입해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공식 직함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덕훈 내각총리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하고 군부 서열 1위 박정천이 국무위원에 진입했다.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당 비서도 국무위원이 됐다. 반면 대미 협상 실무를 관장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국무위원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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